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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 지적장애인이 운동 배울 때, 시설에서 거절당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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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식정보통
조회 2회 작성일 25-11-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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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이디다 칼럼니스트】“지적장애가 있으면 운동 배우기 어렵지 않나요?”, “저희 시설은 지도하기 힘들 것 같아요.”

지적장애인이 운동을 배우고 싶어도, 시설의 문턱에서부터 막히는 현실을 자주 마주합니다.
운동 능력보다 이해도, 의사소통,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등록이 거절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적장애인은 ‘운동이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 운동 방식을 다르게 배워야 하는 사람입니다. 시설과 강사가 이 관점을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누구든 안전하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지적장애인이 운동 배울 때, 시설에서 거절당하지 않으려면? ©이디다

 

지적장애인이 운동 배울 때, 시설에서 거절당하지 않으려면? ©이디다

 

1. ‘위험해서 안 된다’보다 ‘어떻게 하면 안전할까’를 먼저 묻기

시설이 지적장애인을 거절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안전이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험은 ‘이해 부족’과 ‘준비 부족’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회원의 이해 수준이나 의사소통 방식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은 경우,  운동기구 사용법을 단계별로 시범 없이 일괄 지시한 경우, 보호자 설명만 듣고 실제 움직임을 관찰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누구라도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이 회원은 가능할까?”보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운동 할 수 있도록 지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강사는 ‘지적장애인 전용 프로그램’을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수업의 설명 구조·시범 순서·휴식 템포를 단순화하고 시각화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5번 반복” 대신 “두 번 해봐요, 잘했어요, 이제 한 번 더!”처럼 구체적이고 짧은 단계를 제시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2. 첫 만남에서는 ‘지시’보다 ‘관찰’부터

지적장애인의 언어 이해나 반응 속도는 개인차가 큽니다. 따라서 첫 수업에서는 ‘동작을 시키기’보다 ‘움직임을 관찰하기’가 우선입니다.

스스로 따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주변 자극(소리·사람·기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집중 지속 시간과 피로도는 어느 정도인지입니다.

이 초기 관찰이 향후 수업의 기준점이 됩니다. 강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언어 패턴을 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팔을 올려요”보다 “손 번쩍!” 같은 짧고 리듬 있는 문장이 이해에 효과적입니다. ‘지시’가 아니라 ‘리듬과 반복’을 통한 리드로 접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 ‘보호자 동반 수업’이 거절 사유가 되지 않도록

많은 시설이 “보호자 동반은 어렵습니다”라며 등록을 망설입니다.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 보호자는 중재자이자 안전 장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보호자는 회원의 선호 자극(좋아하는 음악·목소리·격려 표현), 주의 신호(불편함, 피로, 감정 변화), 의사 표현 방식(눈짓·손짓·표정 등)을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첫 2~3회는 보호자가 함께 참여해 강사에게 개인 특성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후 점차 강사 단독 지도로 전환하면, 시설과 가족 모두 부담 없이 적응할 수 있습니다. 시설은 ‘보호자 동반’을 제한이 아닌 적응 단계의 일부로 인식해야 합니다.

4. ‘시각 자료’ 대신 강사의 몸으로 설명하기

지적장애인은 언어보다 눈으로 보는 정보를 더 잘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별도의 그림 자료나 동작 카드를 구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강사 자신이 가장 효과적인 시각 자료가 되어야 합니다.

즉,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동작을 보여주며 시범 횟수를 늘리고, 동작의 시작과 끝을 명확히 구분하고, 눈을 마주치며 표정·제스처·리듬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팔 올려요”라고 말할 때 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시선을 맞추고, “좋아요!”라며 미소와 박수를 함께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언어보다 훨씬 명확한 신호가 됩니다.

또한 지시어는 짧고 반복적으로  “손 번쩍!”, “짝짝!”, “쉬어요~” 같은 리듬감 있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지적장애인의 집중과 반응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강사의 몸, 표정, 리듬이 곧 ‘이해를 돕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5. 강사 교육과 팀 협력이 핵심

한 명의 열정만으로는 지적장애인을 안정적으로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시설 전체가 ‘이해와 공유’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인포 직원은 등록 시 특이사항, 보호자 연락망, 의사소통 방식 기록하고  강사는 수업 중 관찰된 반응을 간단히 메모하여 다음 지도에 반영하며 관리자는 소음, 미끄럼, 동선 등 환경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이렇게 팀이 정보를 공유하면 “누구를 받느냐”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기준이 됩니다. 결국, 강사 개인의 부담이 아닌 시설 전체가 함께 이끌어가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6. 거절 대신 ‘조건부 수용’으로 바꾸기

시설이 모든 장애 유형을 완벽히 지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설은 안 됩니다.” 대신 “이런 조건이라면 가능합니다.”라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3회는 보호자와 함께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소음에 민감하다면 오전 한산한 시간대를 추천드릴게요.”, “30분씩 짧은 세션으로 시작해보고 점차 늘려봅시다.” 입니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시설은 ‘거절하는 곳’이 아닌 이해하려는 곳으로 인식됩니다. 지적장애인과 가족에게는 이 작은 문장이 ‘운동할 수 있는 세상’으로의 초대장이 됩니다.

지적장애인은 운동을 ‘못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단지 운동을 배울 기회를 반복해서 거절당해온 사람일 뿐입니다.

운동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자존감·사회성·일상 독립성을 키우는 통로입니다. 시설이 조금만 열린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지적장애인도 그 공간 안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그 말이 지적장애인에게는 운동보다 더 큰 ‘힘의 시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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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디다 dianco.director@gmail.com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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